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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호박잎에 간고등어 … ” 박 대통령이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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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사무국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74회 작성일 13-04-0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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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호박잎에 간고등어 … ” 박 대통령이 침을 삼켰다
고건의 공인 50년 <40> 70년 새마을운동 첫발


1970년대 초 한국의 농촌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보릿고개에 시달렸고 농촌 주택의 80%는 초가집이었다. 전기가 들어오는 지역은 20%에 불과했다.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절반에 달했다. 대부분 마을 안의 길은 경운기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빈곤 탈출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갖고 있었다. 그 뿌리는 어린 시절 겪은 가난이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79년 어느 날 저녁의 일로 기억한다. 난 청와대 정무 제2수석비서관이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들을 자주 불러 저녁을 했다. 그전엔 한 달에 한 번 만찬을 했다는데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고 나서는 수석들과의 저녁 자리가 한 달에 두세 번으로 늘었다. 술이 한 순배 돌자 박 대통령은 어렸을 때 얘기를 꺼냈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일이 있어. 동네에 대지주가 있었는데 모내기를 하면 온 마을 사람들이 나가서 일을 해. 집에서 점심을 지어줄 사람이 없잖아. 그래서 애들도 다 따라 나가. 나도 그랬지. 모내기에 따라 나가면 샛밥을 줘.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이니 숫자가 많아. 당연히 그릇이 모자라지. 그래서 찐 호박잎에 주먹밥 한 덩이 그리고 구운 간고등어 반의 반 토막을 얹어줘.”

 박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말을 잠깐 멈추고 군침을 ‘꿀꺽’ 삼켰다. “아, 그런데 그 맛이 기가 막혔어. 아직도 잊지 못하겠어.”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박 대통령은 농촌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집념을 갖고 있었다. 자조적 농촌 개발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을 제창한 이유였다.

 61년 군사정부는 5·16으로 정권을 잡자마자 빈곤 탈출을 목표로 재건국민운동을 추진했다. ‘톱다운(top-down·위에서 결정해 아래에 전파)’ 방식의 관 주도 국민운동이었던 탓에 호응은 적었고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시작부터 달랐다. 어느 한 사람이 고안한 운동이 아니었다. 그때 이미 경북 청도의 신도리, 영일의 문성동(지금의 포항), 전남 담양의 도개마을 등 스스로 잘 가꾸는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농촌 곳곳을 다니던 박 대통령은 이런 변화를 목격했다.

 70년 4월 22일 박 대통령은 부산에서 열린 한해(旱害·가뭄 피해) 대책 지방 장관회의에서 이런 변화를 전국 마을에 전파하자며 ‘새마을 가꾸기 운동’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재건국민운동과 반대로 현장에서 출발한 운동이었다. 그해 10월 정부는 전국 3만3000여 개 마을에 각각 335포대의 시멘트를 지원했다.

 마을마다 335포대를 지급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경제개발 과정에서 시멘트 수요가 엄청나던 시기다. 기간산업으로 시멘트 산업을 육성했다. 그러다 보니 시멘트 양이 부족한 해도, 넘치는 해도 있었다. 69~70년 시멘트가 과잉 생산됐다. 공화당 재정위원장이었던 김성곤 쌍용양회 회장은 박 대통령에게 시멘트 재고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용처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새마을 가꾸기 운동을 어떻게 추진할까 고민하던 박 대통령으로선 ‘마침 잘됐다’ 싶었을 거다. 그는 시멘트 재고를 사들여서 마을마다 나눠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전체 시멘트 재고량을 3만3000여 개 마을 수로 나눴더니 단순히 335포대란 계산이 나왔을 뿐이었다.

 대신 정부는 시멘트를 나눠주면서 단 두 가지 조건을 달았다. ‘첫째, 가구마다 개별적으로 쓰지 말고 마을 공동사업에 사용하라. 둘째, 어떤 공동사업에 쓸지 마을 사람들이 합의해서 결정하라’. 농민들이 스스로 마을 개발사업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어디에 어떻게 쓸지 위에서 미리 정해주던 이전 사업과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새마을 가꾸기 운동은 이렇게 첫발을 내디뎠다. 사실 초기 여론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재건국민운동의 재판(再版)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다음 해인 71년 8월 나는 내무부 지역개발담당관으로 임명됐다. 냉소적인 여론을 돌리는 일이 급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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