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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남천역에서 주례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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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이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674회 작성일 08-07-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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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
1 번 출입구로 다니다 3호 출입구로 들어가 본다 .
사랑하는 여인도  1호 2호 3호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오늘은 난 한마리 精子가 되어 3호의 子宮속으로 들어간다 .
질서 정연한 계단은 질벽의 주름살이다 .
분속  3밀리 속도로 자궁경관을 거쳐  자궁속으로 자궁속으로 헤엄쳐 간다  .
같이 경쟁하는 정자도 있지만 힘이 부쳐 쳐지는 정자도 많이 생긴다 .

아! 이제 자궁이다 .
 넓은 자궁 속에는 수많은 정자가 오고간다 .
밝은 정자 어두운 정자 .
힘있는 정자 축 쳐진 정자 .
나는 난자를 향해 가는 이 어려운 마라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
오직 우승을 해야한다 .

이제 난관 을 타고 난자로 향한다 .
에스컬레이트가 나를 편하게 해 준다 .
드디어 난소에서 배란된 난자가 저 쪽에서 오고 있다 .
 아뿔사 ! 나만 열심히 헤엄쳐 온 줄 알았는데 수십마리가 난자를 기다린다 .

드디어 난자가 도착 .
모두 난자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
난자는 난자옆에 있는 놈 중에서 제일 건강하고  마음에 드는 놈에게 문을 열어 준다고 하지않나.
나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다린다 .

아! 내 앞에서 문이 열린다 .
재빠르게  들어간다  .드디어 수정이 시작된다 .
 난 수정란이 되어 다시 물 흐르듯이 난관을 타고 내려와 자궁내막에 착상을 한다 .

10개 역을 지나면 나는 태양을 볼 것이다 .
10개월 동안 자궁 안에서 태교에  신경을 쓰야 한다 .
난 눈을 감아서 보지는 못하지만 여러 소리들은 잘 듣는다 .
휴대폰 소리들이 많이 들리지만 좋은소리 행복한 소리도 많이 들린다 .
나의  건강을 위하여 나쁜소리는 듣지 말아야지 .

그리고 10개월을 무사히 지나고  출산 준비를 한다 .
 어느듯 10개 역을 지나 주례역이다 .
이제 자궁에서 질을 통해 나와 태양을  볼 것이다 .
주례역 출구계단은 왜 이렇게 높은가 .

힘들게 나와 태양을 본다 .
맑은 하늘이다 .
새로운 세상이다 .
높은 건물이 즐비하고 차들이 쉬임없이 바쁘게 오고간다 .
새로운 경쟁 속에서 또 살아 가야 한다 .

그래도  이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 아닌가 .
열심히 살아야지 .
이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야지 .
그리고 내가 태어난 의미를 주고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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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순지님의 댓글

no_profile 박순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장님  문장력이 뛰어 나시는군요.-예사 비유법이 아닐진대.....
역시 글이주는 마력을 잠시 느껴지네요.
바쁜 생활 속에서 좋은 글과 음악이 주는 휴식은 그 무엇 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음의
진경제 같음을.... 또 좋은 글 기대해 봅니다.

이상복님의 댓글

no_profile 이상복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사이 출퇴근을 지하철 2호선으로 자주 이용하다보니 지하철과 임신출산과정을
비교해서 글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괜찮았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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